지금은 결정적인 순간이다. 그러나 우리가 홀로 미래의 일을 결정하고 있다고 느껴서는 안 된다. 지구 공동체에 의해 구체화되는 미래는 전체 지구, 즉 지구의 모든 구성원, 인간뿐만 아니라 지질학적 구성원과 생물학적 구성원 그 모두가 갖고 있는 유기적 기능의 통일성에 의존한다. - 토마스 베리, 『지구의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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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라고 합니다. 그러나 지난해 끄트머리에서 발생한 계엄 사건과 비행기 참사로 모두가 마음이 무거운 시간입니다. 3년이나 계속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많은 민간인이 희생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분쟁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으며 어렵게 만들어졌던 인간이라는 종의 희미한 연대가 참혹하게 무너지고 야만과 탐욕의 민낯이 드러나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녀의 고통스러운 질문과 긴 사유의 시간에 대한 공감이 느껴지지 않는, 노벨상이라는 포장지로 밀려온 한강 작가의 유행이 불편했습니다. 그러나 새해의 현 상황은 그가 평생 품어왔다던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 라는 질문을 어쩔 수 없이 소환합니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는 쉽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이지만, "동시에 세계는 어떻게 이렇게 아름다운가?"는 어려운 질문입니다. 폭력과 고통에서 아름다움까지의 중간에 치열하게 넘어야 할 큰 산이 가로막혀 있다고 느껴지지 때문입니다.
그 산을 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한나 아렌트가 이야기했던 ‘사유’라고 생각됩니다. 비판적 자기 검토가 시작점이 되기에 사유는 늘 불편합니다. 그러나 아렌트의 말처럼, 사유하지 않으면 우리는 일상에서 만나는 모든 것을 그게 무엇인지도 모른 채 흘려버리게 되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세상이 무엇으로 구성되고 흘러가는지 인식도 판단도 하지 못하게 되기에, 사유만이 위기를 넘어 존재의 아름다움으로 갈 수 있는 통로이겠지요. 한나 아렌트는 『난간 없이 사유하기』에서, 현대는 종교도, 도덕도, 역사법칙도 모두 난간이 되어 줄 수 없게 된 상황이므로, 우리는 정신을 지배하는 모든 것에서 벗어나 두려움과 부담 속에 난간 없이 사유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약하고 혼자 사유하기에 곧 지쳐버리고 맙니다. 이러한 어려운 시간에 지구와사람이 서로에게 사유할 수 있는 난간이 되어주는 새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새해 아침에,
지구와사람 이사장 송기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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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사람 총서 출간
안병진, 『제4부의 상상력―바이오크라시, 비인간 생명에게도 투표권이 있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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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지구와사람과 문학과지성사가 공동 기획한 ((지구와사람)) 총서의 두 번째 책으로, 경희대 미래문명원 안병진 교수의 『제4부의 상상력―바이오크라시, 비인간 생명에게도 투표권이 있다면』이 출간됐습니다. 저자는 지구와사람 학술위원이자 바이오크라시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고, 미국 정치 전문가로서 오랫동안 한미 양국의 정치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수행해 왔습니다. 또한 다년간 데모크라시democracy를 넘어 바이오크라시biocracy를 지향하는 정치철학적 과제를 연구하며 이론적 토대를 쌓아 왔습니다. 이번 저서에는 이러한 그의 폭넓은 연구 경험과 깊이 있는 통찰이 집약돼 있습니다. 2023년 “아테네 민주주의 포럼” 발표문을 재구성한 이 책에서 저자는 기후위기 시대의 절박한 요청에 부응하여 현행 3권 분립 체제에 더하여 '제4부(미래심의부)'를 제안합니다. 제4부는 미래세대와 비인간 생명에게 정치참여를 보장하는 '바이오크라시(생명공화주의)' 정치질서의 실현방식입니다.
이 책은 독자에게 트럼프 대통령 재선과 12·3 내란 사태 이후 한미 양국에서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화두에 오른 민주주의를 더 깊고 더 멀리 숙고할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 관련기사를 읽어보세요. 내란에 다다른 ‘인간만의 정치’…아예 판을 넓히면 어떨까 경향신문 25.0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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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미디어제주)
제주특별법 개정안 발의, 생태법인 지정 추진
지난해 12월 31일, 위성곤 의원이 제주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이 개정법률안은 제주의 특정 생물종, 생태계, 자연환경 등을 '생태법인'으로 지정하고, 도 조례를 통해 구체화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합니다.
-> 자세한 내용은 관련기사들을 읽어보세요.
제주, 생태법인 지정 추진... 특별법 개정 시동 한라일보 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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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헌재, 마르 메노르 석호의 법적 권리 인정
스페인 헌법재판소는 2024년 11월 20일, 유럽 최초로 자연에 법인격을 부여한 마르 메노르 석호 관련 법률의 합헌성을 인정했습니다. 2022년 9월 법인격을 얻은 마르 메노르 석호는 이로써 유럽에서 자연의 법적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첫 번째 사례가 되었습니다. 극우 정당 복스(Vox)가 해당 법률이 사유재산권을 침해하고 농업 활동을 제한한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했지만, 헌재는 이를 기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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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헌법학 입문 - 오동석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한민국 법령에서 자연의 위상을 평가하고 지구헌법학적 전환을 모색한다.
- ‘자연’ 용어 포함 법령 / 주요 자연 관련 조항 분석 / 지구법학적 전환의 과제
※ <지구헌법학 입문>은 총 3강으로, 6회에 걸쳐 업로드됩니다.
※ 영상제작후원: 서울대학교 빅데이터 혁신융합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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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법학회는 "인간은 더 넓은 존재 공동체의 일부분이며, 모든 구성원의 안녕이 전체 지구의 안녕에 의존한다"는 사고에 기반한 법과 인간 거버넌스에 관한 새로운 철학인 지구법학(Earth Jurisprudence)을 연구하는 학술 단체다. 2015년 출범 이후 학자들과 법조인들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세미나, 컨퍼런스, 연구 출판 등을 통해 지구법학 담론을 형성하고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21년에는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술지인용 색인(KCI)에 학회로 등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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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지구와사람 people@peopleforearth.kr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 66, 1층 02-733-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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