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9일(토), 순천시 어울림도서관 다목적 강당에서 「2026 만물공동회 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순천시가 주최하고 순천에코칼리지가 주관한 이번 학술대회는 "‘생태공론장’과 ‘생태법인’, 생태민주주의 시대를 열다"를 주제로, 인간 중심의 정치와 법을 넘어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함께 살아가는 생태민주주의와 자연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습니다.
유정길 녹색불교연구소 소장의 사회로 시작된 첫 번째 세션 '사물의 의회와 생태민주주의 가능성'에서는 김환석 국민대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가이아 정치’를 통해 인간만의 민주주의를 넘어 비인간 존재까지 함께 고려하는 생태민주주의의 필요성을 제시했고, 박진희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교수는 작년에 서울에서 열렸던 실제 ‘사물의 의회’ 실험을, 박경숙 순천 지역활동가는 이를 지역의 일상적 공론장으로 확장하는 가능성을 소개했습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박태현 지구법학회장(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나미 정치학자, 임지연 건국대 몸문화연구소 교수, 장성해 전남광주특별시의원이 생태민주주의와 사물의 의회가 법·정치·지역사회에서 갖는 의미를 함께 논의했습니다. 특히 박태현 교수는 세 발표를 ‘가이아 정치’라는 이론적 제안이 사물의 의회를 통해 실험되고 지역의 생태공론장으로 뿌리내리는 과정으로 바라보며,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구성하는 법과 규범의 가능성을 짚었습니다.
채영근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두 번째 세션 ‘생태법인, 선언을 넘어 제도로 - 자연의 권리와 지역 생태법인의 가능성’에서는 최정호 지구법학회 총무(서울대 법학연구소 책임연구원)가 자연의 권리와 생태법인의 의미를, 진희종 생태법인론 제안자가 제주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 추진 경험을, 김도희 변호사가 흑두루미와 순천만 갯벌 생태법인 조례를 중심으로 생태법인의 순천 적용 가능성을 살펴봤습니다. 이어 이기정 순천시청 국장, 이준범 인하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임진아 지구와사람 학술팀장, 함태성 강원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이 참여해 생태법인의 행정·법·지구법학적 의미와 제도화 과제를 논의했습니다. 이번 학술대회는 사물의 의회를 통한 생태민주주의의 실험에서 자연의 권리를 제도화하는 생태법인의 가능성까지,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다양한 관점에서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학술대회에 이어 오후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만물공동회'가 열려, 인간과 자연의 다양한 목소리를 함께 나누고 시민이 생태적 거버넌스의 주체로 참여하는 공론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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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지구법학회 세미나 모임 안내
❍ 일시: 10월 24일(토) 오전 11시- 오후 1시 ❍ 장소: 지구와사람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66, 1층) & 온라인(Zoom)
❍ 참가비: 무료
❍ 문의: people@peopleforearth.kr / 02-733-15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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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지구법학의 흐름은 영국 지자체의 나무 권리 헌장 채택부터 네팔 대법원의 하천 권리 판결, 미국 원주민 부족의 자연권 결의안 채택까지 다채롭게 이어졌습니다. 영국의 한 작은 마을은 지자체 최초로 나무의 권리를 공식 선언했고, 네팔 대법원은 거주권·재산권 침해를 다투던 소송에서 강에도 '방해받지 않고 흐를 권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원주민 부족이 자신들의 영토를 흐르는 유역에 권리를 부여하며 전통 지식과 지구법학의 결합을 보여주었습니다. 인간 중심적 법체계를 넘어 자연과 공존하려는 세계 각지의 발걸음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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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ndependent)
영국 루이스 타운 의회, 지자체 최초 '나무의 권리 헌장' 채택
영국 이스트서섹스 주의 루이스 타운 의회가 2026년 9월 10일 「루이스 나무의 권리 헌장(Rights of Trees Charter for Lewes)」를 채택하며 영국 지자체 최초로 나무의 권리를 공식 인정했습니다. 이번 선언은 수백 년 된 고목을 포함해 지역 내 모든 나무와 숲을 보호하기 위해 시민사회와 환경단체들이 주도하여 이끌어낸 결실입니다.
헌장은 생명권, 번영할 권리, 호흡할 권리, 건강한 토양에 대한 권리, 물에 대한 권리, 복원될 권리, 대변될 권리, 정보에 입각한 의사결정을 요구할 권리 등 총 10가지 권리를 나무에 부여합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향후 지역 개발 계획이나 기후위기 대응 정책에서 나무의 권리를 우선 고려하도록 하는 행정적·정치적 기준으로 작동할 전망입니다. 지난 7월 브리스톨 시의회의 에이번강 권리 헌장에 이어, 영국 지방정부 차원에서 자연의 권리를 도시 행정에 통합하려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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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ongabay)
네팔 대법원, "하천도 방해받지 않고 흐를 권리를 가진다"
네팔 대법원이 하천에도 '방해받지 않고 흐를 권리'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2026년 7월 29일 선고되어 9월 3일 판결이 공개된 이 사건은 카트만두 네팔라타르 주민 20명이 마하데브 콜라 하천을 따라 추진된 옹벽 공사가 하천 폭을 좁혀 자신들의 주거권·평등권·재산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비롯됐습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강의 자유로운 흐름과 오염으로부터의 보호, 생물다양성·서식지·생태 기능의 온전한 보호를 강의 '기본권'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히며, 에콰도르·뉴질랜드·콜롬비아·인도·방글라데시 등 강에 법인격을 부여해 온 해외 판례를 폭넓게 인용했습니다. 다만 하천별 정확한 완충 폭은 직접 정하지 않고, 정부와 관계 기관이 지적도·토지대장과 기술 조사를 토대로 결정하도록 위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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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he Post and Courier)
미국 와카모 부족, 사우스캐롤라이나 최초 '자연의 권리' 결의안 채택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와카모 인디언 피플(Waccamaw Indian People) 부족통치위원회가 2026년 8월 7일, 7 대 0 만장일치로 자연의 권리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결의안은 부족 영토를 흐르는 와카모강을 포함한 야드킨-피디강 유역(Yadkin-Pee Dee Watershed)과 주변 숲·습지·토종 동식물에 권리를 부여한 것으로, 사우스캐롤라이나 내 정부 기관으로는 최초의 자연의 권리 인정 사례입니다.
결의안은 유역이 존재하고 번영·재생할 권리, 오염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 복원될 권리, 살아있는 공동체로서 존중받을 권리 등 네 가지 권리를 갖는다고 선언합니다. 아울러 보전과 관련된 모든 사안에서 부족원이 대등한 목소리를 낼 권리를 명시했는데, 이는 법적 대리인을 지정하는 공식 거버넌스 체계라기보다는 의사결정 참여권에 가깝습니다. 연방·주 정부 차원의 강제력은 없지만, 원주민의 전통적 관리자 역할과 현대 지구법학이 결합한 상징적이자 실천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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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현, 「2022년 이탈리아 헌법개정과 경제헌법의 생태화 - 한국 헌법개정론에 갖는 함의」
지구법학회장 박태현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논문 「2022년 이탈리아 헌법개정과 경제헌법의 생태화 - 한국 헌법개정론에 갖는 함의」이 한국환경법학회가 발간하는 『환경법연구』 제48권 제2호에 게재되었습니다.
[국문초록]
2022년 이탈리아 헌법개정은 환경보호를 공화국의 기본원리에 편입하는 동시에 경제활동의 자유와 국가의 경제적 지도・조정을 규율하는 헌법 제41조를 함께 개정하였다는 점에서 주목된 다. 개정 헌법 제9조는 미래세대의 이익을 위하여 환경・생물다양성・생태계를 보호하도록 하고 동물보호를 헌법적 보호대상으로 명시하였다. 제41조는 사적 경제활동이 건강과 환경을 해치는 방식으로 수행될 수 없도록 하는 한편, 공공 및 사적 경제활동이 사회적 목적뿐 아니라 환경적 목적을 향하여 지도・조정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글은 제9조와 제41조를 통합적・체계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9조가 환경・생 물다양성・생태계와 미래세대의 이익을 공화국의 기본원리이자 객관적 헌법원리로 설정하였다 면, 제41조는 이를 경제활동의 명시적 한계이자 경제질서 형성의 목적으로 구체화한다. 이에 따라 환경은 경제활동에 사후적으로 부과되는 외부적 제한에 머무르지 않고, 경제・산업・재정・ 에너지・교통・국토정책의 목표와 수단을 방향 짓는 내부적 형성원리로 기능할 수 있다. 이 점에 서 2022년 개정은 환경을 경제활동의 제한사유에 추가한 데 그치지 않고, 경제헌법의 생태화와 생태전환국가의 헌법적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탈리아의 경험은 한국의 환경헌법 개정이 헌법 제35조의 환경권 강화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환경・생물다양성・생태계와 미래세대의 이익을 객관적 헌법원리로 명시 하는 동시에, 헌법 제119조에도 생명・건강・환경을 경제활동의 한계로 규정하고 기후위기 대응 과 생태적 지속가능성을 국가의 경제적 규제・조정 및 형성의 목적으로 편입할 필요가 있다. 환 경권 조항과 경제질서 조항의 결합개정을 통하여 경제적 자유가 생태적 한계 안에서 행사되고 경제질서가 생태적 지속가능성에 따라 형성되는 헌법구조를 지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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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수, 「Bordering standards: The politics of verifying the Korean military demarcation line」
지구와사람 회원인 김준수 독일 마르틴 루터 할레-비텐베르크 대학교 인류지리학과 박사후연구원의 논문 「Bordering standards: The politics of verifying the Korean military demarcation line(경계화 표준: 한국 군사분계선 검증의 정치학)」이 국제학술지 『Political Geography』에 게재되었습니다.
[국문요약]
한반도의 군사분계선(MDL)은 명확하고 군사화된 경계의 전형으로 자주 다루어진다. 하지만 오랫동안 견고하고 엄격하게 유지된 것으로 여겨져 온 경계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불분명하다'는 논의가 늘고 있으며 이는 자못 의아한 주장이다. 본 논문은 이러한 '불분명함'이 경계선 자체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운용상의 기준점—즉 어떤 기준선(baseline)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 어떤 표현물과 표지판을 신뢰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기관이 불일치 사항을 권위 있게 검증하고 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본 연구는 국경 연구(border studies)와 과학기술학(STS)의 대화를 통해, 경계의 명확성을 지도, 표지판, 기록 및 검증 절차의 정렬을 통해 유지되는 지속적인 인프라적 성취(infrastructural achievement)로 재정의한다. 정전협정문과 첨부 지도, 군사정전위원회 기록, 운용 규정, 그리고 이후의 공간정보 갱신 노력을 토대로 분석하여 MDL이 왜 중요한 사례인지 보여준다. 군사화는 강력한 행위 금지 상태를 유지하는 동시에, 표현의 여러 층위들을 상호 운용 가능한 상태로 유지해 주는 실질적 작업인 점검·보수·감독 하의 접근을 제약한다.
이러한 조건이 악화될 때 경계선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부분적이고, 경합되며, 때로는 상호 호환되지 않는 운용 버전들(operational versions)을 통해 지속된다. 본 논문은 기술 시스템과 제도적 관행의 변화 속에서 획정(demarcation)이 어떻게 반복적으로 재조립되는지 포착하기 위해 버전화된 획정(versioned demarcation)이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또한 '선의 위치'에 관한 것으로 보이는 분쟁들이 실제로는 검증, 접근권, 관리 권한을 둘러싼 갈등인 경우가 많음을 입증하며, 한국의 사례를 넘어 '불분명한 경계'를 분석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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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롭 던, 「공생의 언어: 소리, 몸짓, 냄새로 소통하며 진화해 온 생물들」, 흐름출판, 26.09.10
- 이아롬, 「유기농펑크 선언: 버리지 않고 소멸시키는 만만한 퇴비 혁명」, 이김, 26.09.15
- 마이클 E. 만, 「기후 빅 히스토리: 기후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구의 역사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재단법인여해와함께, 26.09.20
- 애나 로웬하웁트 칭 외, 「패치 인류세: 인간과 생태계를 잇는, 인류학의 새로운 자연사」, 해나무, 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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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아이 연극 <별난야유회>
손주를 만나기 위해 DMZ로 떠난 허씨 부부 이야기 <별난야유회>에 초대합니다.
❍ 일시: 10월 3일(토) 오후 4시 30분 ❍ 장소: 창작공간BBB (서울 종로구 이화장길 46, B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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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제주국제생태포럼
오는 11월 5일(목)~7일(토), 제주도가 주최하고 지구와사람이 주관하는 2026 제주국제생태포럼 <자연의 서사와 사회의 재구성>이 개최됩니다. 지구법과 생태적 전환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일시: 11월 5일(목) - 11월 7일(토) ❍ 장소: 제주 돌문화공원 내 설문대할망전시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특별자치도, 조천읍 남조로 2023) ❍ 주최: 제주특별자치도
❍ 주관: 지구와사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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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법학회는 "인간은 더 넓은 존재 공동체의 일부분이며, 모든 구성원의 안녕이 전체 지구의 안녕에 의존한다"는 사고에 기반한 법과 인간 거버넌스에 관한 새로운 철학인 지구법학(Earth Jurisprudence)을 연구하는 학술 단체다. 2015년 출범 이후 학자들과 법조인들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세미나, 컨퍼런스, 연구 출판 등을 통해 지구법학 담론을 형성하고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21년에는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술지인용 색인(KCI)에 학회로 등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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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지구법학회 people@peopleforearth.kr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 66, 1층 02-733-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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