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지구법학의 무대는 유럽의 최고 인권 법정과 유엔의 국제무대로 확장되었습니다. 유럽인권재판소는 생태계 자체가 당사자로 나선 사건을 사상 처음으로 다뤘습니다. 제17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7)에서는 파나마·통가·바누아투 등 국가와 전 세계 시민사회가 함께 '자연의 권리 세계선언' 추진을 위한 연합체를 출범시켰습니다. 법의 언어가 인간을 넘어 지구 전체로 확장되는 10월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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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he Olive Press)
생태계, 처음으로 유럽인권재판소의 당사자로 서다
스페인 석호 마르 메노르가 유럽인권재판소(ECtHR)에 직접 청구인으로 나섰습니다(Mar Menor y su Cuenca v. Spain). 사람이나 단체가 아니라 생태계 그 자체가 유럽 최고 인권법원에 당사자로 선 첫 사례입니다. 이는 2022년 스페인이 법률로 마르 메노르에 부여한 법인격이 국내 법정을 넘어 국제 인권 체제에서도 시험대에 올랐다는 의미입니다.
재판소는 2026년 10월 8일, 3인 위원회를 통해 이 청구를 불수리(inadmissible) 처리했습니다. 발단은 석호 오염 관련 형사 절차에서 환경단체 AMARME가 석호를 대리해 참여하려 했으나, 법정 대표위원회가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스페인 국가고등법원이 이를 막은 데 있습니다. 재판소는 이 국내 법원의 해석이 "명백히 불합리하거나 자의적"이지는 않았다고 보고 본안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중요한 건, 재판소가 "생태계는 애초에 협약상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은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즉 이번 판단은 '생태계의 패소'가 아니라, 생태계가 법정에 설 자격 자체는 인정받은 채 절차적 준비가 따라오지 못했던 과도기의 기록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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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ornature)
국가와 시민사회가 함께 만든 '자연의 권리' 연합 출범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파나마·통가·바누아투가 ‘자연을 위한 국가연합(For Nature Coalition of States)’을 출범시킨 데 이어, 아르메니아 예레반에서 열린 제17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7) 기간인 10월 26일 이 연합이 시민사회까지 포괄한 ‘자연의 권리를 위한 국가·시민사회 연합(Coalition of States and Civil Society for Rights of Nature)’으로 확대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파나마 환경부 장관 후안 카를로스 나바로, 통가 의회 의장 파타페후 파카파누아 경 등 정부 인사와, 자연의 권리 운동을 이끌어온 해양생물학자 칼리 벨렌터프 등 전문가·활동가, 원주민·아프리카계 후손·농민 공동체 대표들이 함께 참여했습니다.
연합의 목표는 자연의 권리 인정을 둘러싼 국제 대화와 협력 촉진이며, 유엔 차원의 '자연의 권리 세계선언' 추진 가능성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에콰도르, 뉴질랜드, 콜롬비아 등 각국에서 쌓아온 자연의 권리 입법 성과들이 이제 유엔 무대를 향한 연대의 목소리로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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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 「법인격 연구: 개념, 근거, 확장」
지구와사람 회원인 정준영 박사(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법철학 전공)의 박사학위논문 「법인격 연구: 개념, 근거, 확장」이 발간되었습니다.
[국문초록(요약)]
동물, 자연물, 인공지능 시스템/로봇과 같은 비인간 존재자에게 어떤 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하는지의 문제는 법인격(legal personhood)에 관한 철학적 검토를 요청한다. 법인격은 법공동체에 속하는 구성원의 자격이자 법질서의 규율 아래에 있는 주체의 지위, 즉 한 법체계에서 그 체계의 규범들로부터 나오는 권리와 의무가 개별적으로 귀속될 수 있는 주체의 지위를 나타낸다. 본고는 법인격 개념의 공시적ㆍ통시적ㆍ구성적 차원을 종합적으로 탐구하는 한편, 현대 법인격론의 핵심 쟁점들을 논함으로써 법인격 개념의 중층적ㆍ복합적구조를 제시하였다. 법인격은 ‘제도’의 층위에서는 하나의 지위로서 다발 구조를 가지고, ‘인지과정’의 층위에서는 하나의 범주로서 방사 구조를 가지며, ‘정당화’의 층위에서는 근거의 측면에서 이원 구조를 가진다. 이러한 세 층위의 구조는 ‘법인격’이라는 하나의 통일된 개념 안에서 중층적이고 복합적인 전체 구조를 이룬다. 인지과정은 정당화와 제도적 실현을 매개함으로써 개별 구조/층위 간의 상호작용을 활성화한다. 이러한 개념적 틀은 비인간 존재자에게 법인격을 부여할 수 있는지(나아가 부여해야 하는지)에 관한 법인격의 확장 문제를 다루는 데에 유용하게 적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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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선희, 「우리가 먹는 바다: 우리 식탁에서 출발하는 해양수산문화 답사기」, 그린비, 26.10.02
- 크리스티나 베른트, 「기후위기는 어떻게 내 몸을 병들게 하는가」, 생각의힘, 26.10.06
- 남미자, 「지구를 구하는 탈성장 이야기」, 철수와영희, 26.10.09
- J. 미진 차, 「모두를 위한 정의로운 전환: 노동자와 공동체가 만드는 탈탄소 미래」, 도서출판레디앙, 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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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제주국제생태포럼
오는 11월 5일(목)~7일(토), 제주도가 주최하고 지구와사람이 주관하는 2026 제주국제생태포럼 <자연의 서사와 사회의 재구성>이 개최됩니다. 지구법과 생태적 전환에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일시: 11월 5일(목) - 11월 7일(토) ❍ 장소: 제주 돌문화공원 내 설문대할망전시관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특별자치도, 조천읍 남조로 2023) ❍ 주최: 제주특별자치도
❍ 주관: 지구와사람, 제주국제컨벤션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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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지구법학회 세미나 모임 안내
지구법학회에서는 매달 지구법의 주요 담론과 최신 연구를 함께 읽고 논의하는 세미나 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일시: 11월 28일(토) 오전 11시- 오후 1시 ❍ 장소: 지구와사람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66, 1층) & 온라인(Zoom)
❍ 문의: people@peopleforearth.kr / 02-733-15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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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법학회는 "인간은 더 넓은 존재 공동체의 일부분이며, 모든 구성원의 안녕이 전체 지구의 안녕에 의존한다"는 사고에 기반한 법과 인간 거버넌스에 관한 새로운 철학인 지구법학(Earth Jurisprudence)을 연구하는 학술 단체다. 2015년 출범 이후 학자들과 법조인들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세미나, 컨퍼런스, 연구 출판 등을 통해 지구법학 담론을 형성하고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21년에는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술지인용 색인(KCI)에 학회로 등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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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지구법학회 people@peopleforearth.kr 서울시 용산구 회나무로 66, 1층 02-733-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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