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에서는 자연의 권리를 둘러싼 국제적 논의와 판례, 그리고 학술적·이론적 논의를 함께 조명하며, 지구법적 전환이 어떻게 다양한 영역에서 구체화되고 있는지 살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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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For Nature)
파나마, 유엔 '세계 자연의 권리 선언' 추진
2026년 4월 10일, 파나마 정부는 국제 환경단체 'For Nature'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유엔에서 ‘세계 자연의 권리 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the Rights of Nature)’ 채택을 추진하기 위한 국제적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2022년에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는 법률’(Ley 287 que reconoce los Derechos de la Naturaleza)을 통과시킨 바 있는 파나마 정부는 이번 양해각서를 통해 자국의 입법 경험을 국제 사회와 공유하고,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새로운 법적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양측은 UN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공동 로비 활동을 펼치고, 자연의 권리에 대한 국제적인 인식을 높이기 위한 교육 및 홍보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Alfred Kobacker and Elizabeth Trimbach Fund(AKET Fund)와 내셔널지오그래픽 협회의 지원을 받아 추진되는 이번 활동은 자연을 단순한 자원이 아닌, 법적 권리를 가진 주체로 인정받게 하려는 전 지구적 노력의 일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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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exico News Daily)
멕시코 법원, 고래 보호 위해 LNG 선박 운항 중단
2026년 4월, 멕시코 소노라주(Sonora)의 연방법원은 멕시코 캘리포니아만을 운항하는 초대형 선박의 운항을 중단시키는 역사적인 가처분 결정을 내렸습니다. 캘리포니아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상의 수족관'이라 불릴 만큼 풍요로운 생태계였으나, 멕시코 정부가 승인한 사구아로 LNG 프로젝트(Saguaro Project)로 최근 몇 년간 대형 화물선이 증가하면서 선박 충돌 및 소음 공해 등으로 고래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급증하였습니다. 이에 청년 기후정의 단체 ‘Nuestro Futuro’를 비롯한 환경 단체 연합이 고래와 해양 포유류를 실질적인 피해자로 대변하며, 멕시코 일반 야생동물법과 헌법, 국제 조약에 근거해 해당 해역을 ‘핵심 서식지(critical habitat)’로 선언할 것과 정부의 프로젝트 허가를 취소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번 가처분 결정에서 법원은 본안 판결 전에 해양 생태계에 대한 중대한 위험을 인정하며, 최종 판결 전까지 관련 선박의 운항을 금지한 것입니다. 비록 프로젝트 자체는 아직 취소되지 않았지만, 예방 원칙에 기반해 개발 사업을 제한한 이번 결정은 향후 환경 정책과 에너지 개발 계획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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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생태환경법전 제정
2026년 3월 12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NPC)는 기존의 환경 관련 법령 30여 개를 통합·정비한 『생태환경법전』을 채택했습니다. 오는 8월 15일 시행을 앞둔 이 법전은 총 1,242개 조문으로 구성되며, 오염 방지, 생태 보전, 녹색·저탄소 발전의 세 축을 중심으로 대기·수질·토양·해양·소음 오염 규제를 체계화하고, 화학물질·전자기파·빛 공해 등 새로운 유형의 오염에 대한 규제 근거도 처음으로 마련했습니다.
특히 이 법전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법적 틀을 처음으로 성문화하여, 탄소배출 총량 규제·탄소배출권 거래제·탄소발자국 관리 등의 핵심 감축 수단을 법률 수준으로 격상시킨 점이 주목됩니다. 다만 환경단체가 피해 발생 이전에 예방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던 '환경 공익소송' 제도를 실질적으로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어, 생태 피해의 사전 예방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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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균, 「공적 이성과 지구법학: 지구법학적 공적 이성의 가능성」
지구와사람 회원이신 김도균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논문 「공적 이성과 지구법학: 지구법학적 공적 이성의 가능성」이 『외법논집』 제50권 제1호(2026년 2월 발간)에 게재되었습니다.
[국문요약]
인류세가 초래한 전지구적 위기는 인간의 사고와 행위 양식, 그리고 국가와 국제사회의 제도적 대응에 근본적 전환을 요구한다. 지구법학은 법의 차원에서 그러한 전환의 방향과 내용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그런데 지구법학의 중심에는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좋은 삶, 곧 번영과 만개의 완성을 지향하는 완전주의(perfectionism)가 자리한다. 완전주의는 포괄적 교리에 속하므로, 그 완전주의에 기반을 둔 지구법학의 해법이 법정책과 사회정책으로 제도화되어 공권력의 강제력 아래 시행되기 위해서는 공적 정당화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이 글은 공적 이성 자유주의의 정당성 원리를 준거로 삼아 지구법학의 규범 명제들이 합리적 거부 가능성의 관문을 통과하고 합리적 승인가능성의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지 검토한다. 또한, 공적 이성을 자유주의적 가치에 한정하는 이해를 넘어, 좋은 또는 번영된 삶을 충분히 영위하기에 필요한 조건의 보장이라는 완전주의 가치가 공적 이성의 내용으로 통합될 가능성을 고찰한다. 지구법학의 핵심 주장 가운데 일부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와 자유의 실질적 행사와 향유를 지원⋅지지하는 조건으로서 생 태와 자연의 보호를 요청한다는 점에서, 중첩적 합의를 형성할 여지가 있음을 보인다. 공적 이성은 세 가지 가치 성분으로 구성될 수 있다. 첫째, 자유주의적 가치 성분, 즉 자유⋅평등⋅공정이다. 둘째, 완전주의적 가치 성분으로서 좋은 또는 번영된 삶의 충분한 실현과 탁월성의 성취에 필요한 조건의 보장이다. 셋째, 지구법학적 가치 성분으로서 지구공동체 및 그 비인간존재 구성원들의 통합적 안녕의 완성이다. ‘지구법학적 공적 이성’은 생태적 정의 원리를 통합한 정치적 정의관의 이론 적 형성에 새로운 토대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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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hang et al., 「하천 윤리의 발전: 수자원 거버넌스 원칙의 이해 증진과 체계 현대화 증진」
2025년 2월 국제 학술지 『River』에 게재된 Zhang 등의 논문 「하천 윤리의 발전: 수자원 거버넌스 원칙의 이해 증진과 체계 현대화 촉진」은 2012년 이후 중국 시진핑 주석이 강조한 생태문명 사상에서 영감을 받은 '하천 윤리(river ethics)' 개념을 체계적으로 조명합니다. 하천 윤리는 강을 단순한 자원이 아닌 생명체로 바라보며, 강이 생존하고 건강하게 유지될 기본적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출발합니다. 이는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해 가치관·도덕 규범·책임의식·행동 방식 전반의 전환을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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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법학회는 "인간은 더 넓은 존재 공동체의 일부분이며, 모든 구성원의 안녕이 전체 지구의 안녕에 의존한다"는 사고에 기반한 법과 인간 거버넌스에 관한 새로운 철학인 지구법학(Earth Jurisprudence)을 연구하는 학술 단체다. 2015년 출범 이후 학자들과 법조인들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세미나, 컨퍼런스, 연구 출판 등을 통해 지구법학 담론을 형성하고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21년에는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술지인용 색인(KCI)에 학회로 등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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