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에서는 자연의 권리를 둘러싼 국제적 입법 움직임과 예술적 실천을 함께 조명하며, 지구법적 전환의 흐름을 살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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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Wikimedia Commons)
이탈리아, 가르다호에 법적 권리 부여 추진
2026년 1월 13일, 이탈리아 상원 아우로라 플로리디아(Aurora Floridia) 의원(녹색좌파연합·AVS)이 가르다호(Lake Garda)를 법적 권리 주체로 인정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탈리아 최대 호수이자 알프스와 평원을 잇는 생태 요충지인 가르다호는 최근 기후위기와 과잉 관광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번 법안은 호수를 인간의 이용 자산이 아닌 '존재하고 재생할 권리'를 가진 독립된 생태적 개체로 규정하며, 지역 주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호수 협의체'를 통해 호수의 이익을 실무적으로 대변하는 거버넌스 구축을 골자로 합니다.
이번 시도는 환경과 생물 다양성 보호를 국가 기본 원칙으로 명시한 2022년 이탈리아 헌법 개정(제9조 및 제41조)의 정신을 구체적 법령으로 구현하려는 행보로 평가됩니다. 법안이 통과되면 2022년 스페인 마르 메노르(Mar Menor) 석호의 선례를 이어,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새로운 법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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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센강의 법적 권리 인정 법안 발의
2026년 2월 20일, 프랑스 상원 레미 페로(Rémi Féraud) 의원(사회당·PS)이 센강(Seine)에 법적 인격과 권리를 부여하는 법안을 제출했습니다. 이 법안은 센강을 상호의존적인 생태계로 정의하고, '존재하고 자유롭게 흐를 권리' 및 '보전과 복원의 권리'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학위원회, 시민, 지방정부, 환경단체 등이 참여하는 공공 관리 기구인 ‘센 의회(Parliament of the Seine)’를 설립하여, 강의 보호와 관리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모델을 제안했습니다.
이번 발의는 2021년 결성된 시민단체 ‘센의 수호자들(Guardians of the Seine)’의 활동과 2025년 파리 시민협의회 논의를 바탕으로 한 시민 주도의 입법 시도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습니다. 비록 법적 지위의 명확성이나 정치적 현실로 인해 단기 통과 가능성은 낮다는 신중론도 있으나, 법안 발의 자체는 프랑스 내에서 자연의 권리를 제도화하려는 중요한 진전이자, 향후 프랑스의 다른 하천과 자연 환경에 대한 입법 논의를 확장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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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hoj Studios)
예술로 열린 법정, 환경 재판 프로젝트
인도 최대의 현대미술 행사인 코치-무지리스 비엔날레(Kochi-Muziris Biennale)는 2025년 12월 12일부터 2026년 3월 31일까지 '환경 재판 3부작(A Trilogy of Environmental Trials)'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뉴델리에 본부를 둔 비영리 현대미술 기구 Khoj 국제 예술가 협회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법률가들과 협업하여 소음, 수질, 농업 오염 등 인도의 시급한 환경 현안을 법리적으로 검토해 온 결과물을 집대성한 것입니다. 프로젝트는 법정 형식을 빌려 예술을 증거와 증언으로 제시하면서, 자연의 권리를 인도 헌법상 생명권과 연결하는 시도를 이어왔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핵심인 '자연의 권리에 관한 사건, 찬디가르(In the Matter Re: Rights of Nature, Chandigarh)' 공연은 농업 잔재물 소각 문제를 다루며, 인도 헌법 제21조를 근거로 생태계를 법적 보호의 주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모의 재판부의 판시를 이끌어 냈습니다. 기획자들은 7년간 축적된 이 예술적 기록들을 단순한 퍼포먼스에 그치지 않고, 전시 종료를 앞둔 2026년 3월 현재 실제 인도 국가녹색재판소(National Green Tribunal)에 공식 청원을 제출하는 실천적 근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예술이 사회적 의제를 제안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사법 체계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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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법학회는 "인간은 더 넓은 존재 공동체의 일부분이며, 모든 구성원의 안녕이 전체 지구의 안녕에 의존한다"는 사고에 기반한 법과 인간 거버넌스에 관한 새로운 철학인 지구법학(Earth Jurisprudence)을 연구하는 학술 단체다. 2015년 출범 이후 학자들과 법조인들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세미나, 컨퍼런스, 연구 출판 등을 통해 지구법학 담론을 형성하고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21년에는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술지인용 색인(KCI)에 학회로 등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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