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원, 사단법인 선, 그리고 지구와사람 지구법학회가 공동 주최한 제11회 지구법강좌 <기후위기와 법의 과제>의 상반기 강좌가 6월 한 달간 총 4회에 걸쳐 회당 약 100명의 참가자와 함께 성황리에 진행됐습니다.
2015년부터 대한변호사협회 지정 변호사 인정 연수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어 온 이 강좌는, 지구법학(Earth Jurisprudence)을 기반으로 인간중심적 법과 거버넌스 체계의 변화를 이끌 법률가와 연구자를 양성하는 전문 강좌입니다. 변호사와 로스쿨 학생을 주요 대상으로, 지구법의 이론과 판례부터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같은 주요 이슈, 그리고 구체적인 법 영역에 적용하는 실무 방안까지 다뤄왔습니다. 올해는 "기후위기와 법의 과제"를 주제로 상·하반기 총 8강으로 확대 편성되었으며, 상반기 강좌는 6월 매주 수요일 저녁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강좌는 과학자, 헌법학자, 식량 전문가, 경제학자로 구성된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강연으로, △권원태 전 APEC기후센터 원장의 '기후위기 대응과 법률가의 역할'(6/4)을 시작으로 △이재홍 이화여대 로스쿨 교수의 '2024년 기후위기 위헌 결정이 남긴 개헌 과제'(6/11) △남재작 한국정밀농업연구소 소장의 '식량안보와 법의 역할'(6/18) △조영탁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의 '에너지 거버넌스와 법'(6/25) 강연이 차례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강좌는 기후위기 문제를 다각도로 조명하고, 법의 역할과 법률가의 과제를 심도 있게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하반기 강좌는 9월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2025년 5월 29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0회 제주포럼 '생태법인 제도의 국제화와 생태 소양 증진방안' 세션에서 자연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생태법인' 제도의 국제화 방안이 집중 논의됐습니다. 이날 박태현 강원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지구와사람 지구법학회 회장)는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생태법인 지정 움직임을 "자연과 인간 공존을 추구하는 세계사적 흐름의 한국적 표현"이라 강조하며, 권리 인정 및 후견인 운영을 위한 법적 근거인 조례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영산대 박규환 교수 역시 법적 주체의 법인격 인정 사례를 분석했고, 앤서니 젤레(Anthony Zelle) 지구법연맹(Earth Law Alliance) 파트너와 동물권 변호사인 김도희 해방정치연구소장을 비롯한 국내외 전문가들이 국제 법체계와 생태 중심법의 발전 방향을 활발히 논의하며, 기후위기 시대에 생태 자원의 법적 보호와 국제적 확산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됐습니다.
2025년 6월 고등학교 2학년 전국연합학력평가 국어영역 시험에 제주 남방큰돌고래의 '생태법인' 도입 찬반 토론 문제가 출제되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는 제주도가 국내 최초로 추진하는 생물종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생태법인' 개념이 전국적인 공론화의 장으로 들어섰음을 의미합니다. 현재 위성곤 국회의원이 발의한 제주특별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며, 제주도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남방큰돌고래를 '대한민국 제1호 생태법인'으로 지정할 계획입니다. 이번 시험 출제는 학생들이 생태법인의 다양한 쟁점과 도입의 필요성을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전국적인 관심 증대와 함께 서포터즈 모집 및 국회 입법 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또한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잉거 안데르센 유엔환경계획(UNEP) 사무총장이 제주도의 생태법인 추진 노력을 높이 평가하는 등, 제주 남방큰돌고래 프로젝트는 국내를 넘어 자연의 권리 인정 및 보호를 위한 법제화 논의를 확산시키는 중요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유럽평의회가 2025년 5월 14일 "생태학살에 준하는" 환경 피해를 형사 처벌하는 '환경보호를 위한 형사법 협약'을 채택(지구법학회 News 5월호 참조)한 데 이어, 2025년 6월 10일 바르샤바에서 열린 유럽연합 의회 연합 사무국 회의(EU COSAC) 포럼이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생태학살을 국제 범죄로 추가할 것을 공식 촉구했습니다. COSAC 기고문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환경 피해를 생태학살로 규정하고 러시아의 행위를 ICC 로마 규정에 따라 분류할 것을 요구하며(20항), 이는 생태학살 개념이 국제 형사 정의의 중요한 영역으로 부상했음을 시사합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스코틀랜드, 이탈리아 사르데냐, 도미니카 공화국,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등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생태학살 범죄화를 위한 법안 발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구법학회는 "인간은 더 넓은 존재 공동체의 일부분이며, 모든 구성원의 안녕이 전체 지구의 안녕에 의존한다"는 사고에 기반한 법과 인간 거버넌스에 관한 새로운 철학인 지구법학(Earth Jurisprudence)을 연구하는 학술 단체다. 2015년 출범 이후 학자들과 법조인들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세미나, 컨퍼런스, 연구 출판 등을 통해 지구법학 담론을 형성하고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21년에는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술지인용 색인(KCI)에 학회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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