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호에서는 유럽 시민들의 자연의 권리 법제화 추진과 캐나다의 나무 권리 결의문 사례, 그리고 권리 기반 생물다양성 소송에 관한 연구를 소개합니다. 이를 통해 자연을 보호 대상에서 권리의 주체로 바라보려는 최근의 법·정책적 논의를 함께 살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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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확산되는 자연의 권리 운동, EU 차원의 법제화 추진
유럽에서 자연의 권리를 EU법으로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2026년 5월, 유럽의 환경 단체와 활동가들은 EU의 대표적인 참여민주주의 제도인 ‘유럽시민발의제도(ECI, European Citizens' Initiative)’를 활용하여 「자연의 권리(Rights for Nature: Empower Citizens to Represent and Protect Ecosystems)」 입법 청원을 EU 집행위원회에 공식 접수하고 범유럽적인 서명 운동에 돌입했습니다. 제안자들은 강·호수·숲 등 생태계를 단순한 재산이나 자원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인정하고, 시민과 공동체가 이들을 대신해 법적 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EU 차원의 지침(directive) 또는 규정(regulation) 제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럽시민발의제도(ECI)’는 일반 시민들이 EU 집행위원회에 직접 법안 제정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로, 청원이 정식 입법 절차로 나아가려면 접수 후 12개월 이내에 최소 7개 회원국에서 각각 할당된 기준 인원을 충족하면서, 총 100만 명 이상의 유효 서명을 확보해야 합니다. 요건이 충족될 경우 EU 집행위원회는 해당 제안을 공식 검토하고 입법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혀야 합니다.
제안자들은 최근 스페인 마르 메노르(Mar Menor) 석호의 권리 인정 사례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확산되고 있는 자연의 권리 운동을 바탕으로, 생태계가 오염과 훼손에 대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새로운 환경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청원 운동은 자연의 권리를 개별 국가나 지역 차원의 실험 수준에서 유럽 법체계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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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NDTV)
캐나다 퀘백주 테라스보드뢰유, 나무의 권리 결의문 채택
2026년 6월 9일, 캐나다 퀘백주 몬트리올 인근의 테라스보드뢰유(Terrasse-Vaudreuil) 시의회는 나무가 생명권, 자연적 성장의 권리, 온전성의 권리, 재생의 권리를 지닌다고 선언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며 나무를 독자적인 권리를 지닌 살아있는 존재로 공식 인정했습니다. 결의안은 나무를 단순한 재산이나 경관 요소가 아닌 감각과 고유한 가치를 지닌 존재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인식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는 캐나다 및 북미 최초의 사례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같은 날 테라스보드뢰유 시의회는 2018년 프랑스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 작성한 「나무의 권리에 관한 보편 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the Rights of the Tree)」에도 서명했습니다. 나무의 생리적 주체성을 명시한 이 국제 선언에 동참함으로써, 소도시의 행정 결의에 초국가적 정당성을 더한 것입니다.
이 역사적인 결정의 마중물은 프랑스어권(Francophone) 공동체의 문화적 연대였습니다. 퀘벡 출신 영화감독 앙드레 데로셰(André Desrochers)의 불어 다큐멘터리 「나무와 예술(Des arbres et des arts)」이 상영된 이후, 대륙법적 정서와 언어를 공유하는 주민들 사이에서 ‘나무의 법적 인격’에 대한 논의가 장벽 없이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이후 환경위원회를 통해 공식 제안이 제출되면서 이번 결의안 채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조치는 상징적 선언에 그치지 않습니다. 자치단체는 앞으로 관련 조례와 정책을 재검토하여 불필요한 벌목을 최소화하는 등 의사결정 과정에서 나무와 생태계를 보다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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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세인, 「생물다양성 소송의 전환에 관한 논의 - 권리 기반 생물다양성 소송을 중심으로」
헌법재판소 선임 헌법연구관 서세인의 논문 「생물다양성 소송의 전환에 관한 논의 - 권리 기반 생물다양성 소송을 중심으로」가 충남대학교 『법학연구』 제37권 제2호(2026년 5월 발간)에 게재되었습니다.
[국문초록]
2024년 10월 23일 독일 최대 환경단체 중 하나인 Bund는 독일 연방상원과 연방하원이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포괄적 법적 조치를 마련하지 아니한 부작위가 생명과 신체에 관한 권리, 재산에 대한 기본권, 이시적 자유권 등을 침해하였음을 확인하고, 이들에게 종합적인 생물다양성 보호 조치를 마련하도록 명할 것을 구하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를 하였다. Bund의 생물다양성 헌법소송은 생물다양성보전을 위한 정부의 포괄적인 규범체계를 다투는 최초의 사건이면서 동시에 생물다양성의 손실을 생명권, 재산권, 자유권과 같은 인간의 권리 침해로 연결시킨 권리 기반 생물다양성 소송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생물다양성의 손실을 막기 위한 생물다양성 소송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정 종이나 서식지를 대상으로 하여 지역적 문제의 해결에 초점을 맞추고, 법령이 정하고 있는 절차 위반 등을 이유로 위법성을 주장하였던 종전과 달리 최근에는 생물다양성의 손실과 권리 침해 사이의 개념적·인과적 연계를 시도하는 권리 기반 생물다양성 소송이나, 국가의 정책이나 결정 전반을 다투는 체계적 생물다양성 소송이 등장하는 등 생물다양성 소송의 양상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 변화는 기후 소송의 법리 발전, 국제 인권법 영역에서 생물다양성의 위상 강화, 생물다양성 손실과 권리 침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연결하는 과학적 분석의 등장과 정량적 지표의 제시 등에 기인한 것이다.
특히 권리 기반 생물다양성 소송은 기후 소송을 통해 발견된 법리에 기대면서도 동시에 독자적인 법리가 발전하고 있는 영역이다. 건강한 환경에 대한 권리 및 보편적 인권을 근거로 하는 소송은 기후 소송의 경로를 따라가며 발전하고 있으나, 토착민의 권리를 근거로 하는 소송, 자연의 권리를 근거로 하는 소송은 생물다양성 소송에서의 권리 담론을 확장하면서 독자적으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세 유형의 소송은 모두 각각의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서로 결합하여 생물다양성 소송을 통한 생물다양성의 보전 및 회복이 실효적으로 이루어지는데 기여한다.
다만 권리 기반 생물다양성 소송은 아직 초기 단계일 뿐이어서 종·생태계에 대한 위협과 권리 침해 사이의 개념적·인과적 연결을 정교하게 구축한 판결은 소수에 불과하고, 생물다양성의 손실과 인간의 권리 침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법원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정교하게 구성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권리의 영역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기본권이나 인권, 토착민의 권리, 자연의 권리가 결합된 생물다양성 소송이 활용될 가능성이 높고, ‘쿤밍 몬트리얼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등에서 제시한 정량적 지표가 소송에서 규범적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향후 권리 기반 생물다양성 소송을 통한 사법적 구제의 시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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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즈키 도시타카, 「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새의 언어라는 세계」, 오팬하우스, 26.05.27
- 로리 그루언, 「얽힌 공감: 알아차리고, 주의를 기울이고, 성찰하고, 돌보고, 책임지는 것에 관하여」, 프레스탁, 26.05.29
- 최재천, 「히스토리아 비테이」, 지식서재, 26.06.08
- 트리스탄 굴리, 「자연 본능: 자연을 읽는 능력은 아직 우리 안에 있다」, 바다출판사, 26.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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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EARTH: 영화 <주인> 상영회
녹색연합 활동가 황일수 감독의 <주인>을 함께 관람하며 이야기 나누는 상영회 「CINEMA EARTH」에 초대합니다.
❍ 일시: 2026. 6. 29.(월) 19:00-22:00 ❍ 장소: 창작공간 BBB (서울시 종로구 이화장길 46, 지하2층) ❍ 주관: 녹색연합, 창작공간BBB, 지구법학회, 지구아이 ❍ 후원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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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법학회는 "인간은 더 넓은 존재 공동체의 일부분이며, 모든 구성원의 안녕이 전체 지구의 안녕에 의존한다"는 사고에 기반한 법과 인간 거버넌스에 관한 새로운 철학인 지구법학(Earth Jurisprudence)을 연구하는 학술 단체다. 2015년 출범 이후 학자들과 법조인들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세미나, 컨퍼런스, 연구 출판 등을 통해 지구법학 담론을 형성하고 확산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2021년에는 한국연구재단 한국학술지인용 색인(KCI)에 학회로 등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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